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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데 한 번 읽어볼까!?/잡학

거북이 등껍질은 왜 있는 걸까?

by 호기심심풀이 2020.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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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등껍질 왜 있을까?]

거북은 오늘날 현존하는 ‘뼈 있는 동물’ 중에서도 굉장히 특이한 편에 속한다. 거북은 껍질 속으로 머리와 팔, 다리, 꼬리를 넣을 수 있으며, 동물 중에는 유일하게 갈비뼈와 등뼈가 붙어있는 특징이 있다.

거북의 껍질은 본래 늑골(갈비뼈)과 흉골(등뼈)이 진화되어 형성된 것이다. 등 쪽을 배갑(carapace), 배 쪽을 복갑(plastron)이라고 하는데, 배갑과 복갑이 맞닿는 부분을 골교(bridge)라고 한다. 맨 바깥에는 케라틴 성분으로 구성된 각질판이 있고, 각질판 아래로 척추뼈와 늑골, 복늑골(파충류의 배 부분을 감싸는 뼈)이 합쳐져 있다.

이처럼 늑골, 흉골, 복늑골이 합쳐져 만들어진 거북의 껍질은 복잡한 진화 과정을 거쳤다.

거북의 조상인 에우노토사우루스

거북은 이 같은 등껍데기의 발생 과정에서 갈비뼈가 뚜렷하게 넓어졌다. 갈비뼈는 이동 중에 몸을 받쳐주며 폐에서 공기를 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그러나 눈에 띄게 넓어진 갈비뼈는 몸통을 뻣뻣하게 만들고 보폭을 짧게 함으로써 이동속도를 낮추고 호흡을 방해한다.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거북이 등껍데기를 발달시킨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어수단이기 때문이다. 즉, 거북의 등껍데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시켰다는 사실은 상식으로 통한다.

그런데 최근 거북이 등껍데기를 진화시킨 진짜 이유는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땅 속에서 굴을 파기 위한 것이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거북의 조상은 땅속 굴에서 살았는데 좁은 틈에서 살기 위해 늑골이 변형되면서 현재의 거북류처럼 넓적하고 평평한 형태의 몸이 되었다. 이후 이 같은 독특한 늑골은 등과 배의 껍데기로 진화했다.

약 2억6000만년 전에 살았던 고대 파충류인 에우노토사우루스는 등과 배의 단단한 부위는 거의 진화되지 않았지만 현생 거북과 비슷하게 넓적한 몸 형태를 지니고 있다.

또한 현대의 거북과는 달리 많은 이빨이 나 있어 도마뱀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거북에서만 볼 수 있는 확장된 갈비뼈 9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애초엔 거북의 먼 조상으로 추정했으나 지난해 미국 뉴욕공과대학 등의 공동 연구진이 두개골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거북의 조상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곧 거북이 딱딱한 껍데기를 가지기 전에 넓적하고 평평한 형태의 몸으로 먼저 진화했다는 걸 의미한다. 남아공에서 발견된 화석은 15㎝에 불과하지만 잘 보존된 골격에 앞발과 뒷발이 온전히 붙어 있어 거북류의 진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딱딱한 등껍데기도 없는 상황에서 몸이 왜 넓적하게 진화했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주장하는 이 가설이 옳은지는 앞으로 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이와 연관되어 추정되는 거북의 특이한 습성이 하나 있다. 바다거북이 스스로 진흙 속에 몸을 파묻는 행태가 바로 그것. 바다거북은 허파로 호흡을 하므로 수시로 수면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진흙 속에 몸을 묻게 되면 호흡이 더 힘들어지게 된다.

그런데도 진흙 속에 파고든 상태로 발견되어 종종 다이버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이 같은 바다거북의 특이한 습성에 대해 그동안 몸에 붙은 따개비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라거나 겨울잠을 자는 특이한 방식이라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인해 거북이 등껍데기를 갖게 된 원래 목적처럼 땅속 굴을

파고드는 먼 옛날의 습성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지게 된 셈이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1%B0%EB%B6%81-%EB%93%B1%EA%BB%8D%EB%8D%B0%EA%B8%B0%EC%9D%98-%EC%A7%84%EC%A7%9C-%EC%9A%A9%EB%8F%84%EB%8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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